|
저는 입학할 때부터 과학중점과정을 밟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모두 너는 교사가 어울린다며, 별생각 않고 교사라는 직업을 진로로 삼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갈 즈음이 되니 내가 진정으로 관심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더군요. 마침 코로나가 발발하며 의약품을 제조하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요약해서, 단지 진로에 관해서 생활기록부라는 것에 도움이 될 거 같다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과학중점을 선택하였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과학중점학급에 들어가는 것을 정하는 건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입니다.
처음 학교를 왔을 때는 후회했습니다. 1학년 때부터 물리I을 배우고, 2학년 때는 그 외 과학탐구I 3과목을 모두 들어야만 했으니까요. 학교생활을 하면서는 어려움을 느끼는 과목을 들어야만 할 때, 노력과 결과가 반비례할 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답답함을 느낄 때들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시작부터 엉성했는걸요. 하지만, 그럼에도 나의 성향을 알고, 즐거운 날들도 보내면서 얻은 좋은 기억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1학년 때에 교과를 이수하는 데 있어서 중학교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지만, 2학년 때는 달랐습니다. 다양한 선택과목이 생기고 각 진로에 맞추어 선택 및 이수가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저에겐 실험 과목이 가장 많은 새로움을 주었습니다. 그 외 동아리 부장을 맡으며 실험을 계획하는 것도 새로웠고, STEAM PROJECT도 거대한 새로움이었죠. 이 정도면 눈치챘을 거라 예상되는데, 저는 실험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특히 화학 및 생명 실험을 할 때 화학작용을 생각해 본다든지, 수업에서 배웠던 내용을 적용해 본다든지, 결과의 이유를 생각해 보는 등 일반고에서는 알기 쉽지 않았을 이러한 성향을 여러 활동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 무척 기뻤습니다. 여기에서 생명공학과에 가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진로를 정하기도 했죠.
저는 고등학교에서의 3년을 좋았던 기억으로 남기고 싶었기에 힘듦을 느끼는 것들도 그렇지 않도록 바꾸는데 노력했습니다. 1학년 때 물리 I을 듣게 되었을 때 약간의 걱정만이 바람에 날아든 작은 민들레 씨앗처럼 존재했지만, 곧이어 제 머리에 수십 개가 붙어선 싹을 틔우더군요. 물리학이 정말 미웠지만, 어쩌겠습니까? 개념도 다시 확인하고, 문제 풀이도 반복하고, 모르는 문제는 선생님께 여쭤보면서 내가 모르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채워갔습니다. 결과는 물리학에 재미를 느끼는, 민들레 싹에서 민들레가 자라 바람에 날리게 되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때 반복과 내가 모르는 부분 파악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물론, 이렇게 노력해도 결과는 처참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때에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좀 더 노력해 보자는 마인드를 가지려고 했습니다. 내가 정말 최선을 다했을 땐 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내가 노력했다는 사실은 변함없으니 아쉬운 마음은 있어도 후회는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답답함을 느낄 때에는 순서를 정하고 각 일정을 정리하면서 최대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으려 했고, 최대한 한 가지 일에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만일 약간의 여유가 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차분함을 누리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고요.
3년 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좋아하는 실험을 하는 것 외에도 학교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 동아리원들과 함께 진행하는 과학축전, 학급 친구들과 지내는 나날이 무척 즐거웠기 때문에 처음 목표였던 생활기록부 이상의 결과를 성취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엉성했을지라도 이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곧게 자란 나무가 될 것임에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